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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생각 정리79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봄바람에 실려 내 앞에 날아든 보송보송한 민들레 꽃씨를 어루만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에밀리의 보드라운 털이 콧등을 간지렀는지 모른다. 책 속에서는 아름답기만 한 청춘의 일기가 내 청춘 속에서는 뭐가 그리도 어렵게 느껴졌었던지. 압도적인 죽음의 충격으로 잠시 무릎이 비틀거렸지만 이내 꽃이 언젠가 지듯이.. 잠시 서랍 깊숙이 밀어두었던 어두운 상처를 꺼내 안아보고 창 밖으로 멀리멀리 가라 풀어준 뒤, 바람결에 친구들에게 날아가 귓가에 조용히 '오늘을 잊지 말자, 내가 그쪽으로 갈께' 말해본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저 겨자색! 등록일시2010.07.09 2017. 3. 17.
1Q84 읽는 내내 오랫만에 가슴이 뛰었다. 리틀피플에 대한 두려움과 아오마메와 덴고가 가지고 있던 믿기 힘든 영혼의 끈, 공기번데기의 정체, 차원의 혼동,혼란, 후카에리의 깨지지 않는 신비감, 푸른 연기 같기도 한 그 것 그리고 뛰는 가슴을 잠재 운, 의문만 가득 남기고 끝나버린 왠지 허무하고 찝찝한 결말. 내가 앞서 상상했던 대로라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한마디로 재능있는 퍼시버와 뒷힘딸린 리시버의 작품. 책을 쥐고 있었던 몇일이 너무 행복했는데, 영혼을 다른 차원으로 온전히 이동시켰을 즈음 차원의 문이 닫힘으로써 내 영혼이 너무도 쉽게 분해되어 버렸다. 왜이렇게 가슴이 텅 비어버렸지? 등록일시2010.07.05 2017. 3. 17.
개밥바라기별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사는거야 헤어지며 다음을 약속해도 다시 만났을 때는 각자가 이미 그때의 자기가 아니야 이제 출발하고 작별하는 자는 누구나 지금까지 왔던길과는 다른길을 갈 거야 등록일시2010.06.21 2017. 3. 17.
육신에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상상하면 안된다 오히려 영혼 속에 육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영혼은 산처럼 크고 육신은 바위처럼 작다 영혼은 영원히 죽지 않으며 육신은 하루살이 처럼 덧없다 신 등록일시2010.06.08 2017. 3. 17.
로드 지치고 두렵고 배가 고팠다. 그렇지 않았다면 널린 희망을 두고도 희망이라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한줄기 빛을 감사하게 만드는 아주 어두운 책 작성일시2010.06.16 2017. 3. 17.
영화 블라인드 안델센의 동화처럼 익숙한 본듯한 스토리, 타자의 눈에는 비극적이지만 당사자들에겐 희극일 결말. 나이 든 몬스터와 눈먼 꽃미남의 순수한 사랑 '_' 이 것 역시 절제미가 돋보이는 영화 내사랑 루벤 이 편지를 읽을 즘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보고 있겠지 허나 가장 아름다운건 네 손끝으로 본 세상일꺼야 내 사랑, 나를 기억해줘 네 손끝, 네 귓가에 남은 나를 너를 인해 나는 놀라운 사랑을 봤어 가장 순수한 사랑 진실한 사랑은 보이지 않아 영원함도 그렇고 마리. 등록일시2009.12.16 2017. 3. 11.
해변의 카프카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부터 마음이 '혹'하였던 것은 크로스커팅 작법으로 내 마음 속 불멸의 베스트 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오랜 고심이 느껴지며, 터프한 15세 소년으로 천천히 거듭나기 알맞은 슬로우 퀵퀵 스러운 전제가 마음에 들었고. 현실에서 조금 동떨어진 미스테리하고 몽환적인 요소가 더욱 나의 무미건조해진 가슴에 흥미를 유발했다. 3세계로의 정신적 탈출을 도와주는 책이었다. 그것은 철학이 가미된 진정한 휴식. 현실의 이해가 아닌 정신적 이해라면 판타지만은 아니다. 현실을 외면할 수 있다면 폭풍 속으로 발을 내딛을 의지가 충만한, 어른도 아이도 아닌 고독한 인간. 시간의 흐름이 없는 장소를 찾는 행복하지 않은 인간. 세계와 자신을 부딪쳐가며 현실과의 합의점을 찾는 죽는 그날까지 ing일 성장.. 2017. 3. 11.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 장미와 캔디 그리고 미니스커트, 모피, 스타킹, 샤넬 No.7… 이게 다 뭐냐고요? 모두, 제가 사랑하는 것들이랍니다. 전 남자아이에요. 여자가 되고 싶은… 이름은 패트릭이죠. 하지만 그냥 키튼이라 불러 주세요. 전 그 이름이 좋거든요. 소녀가 되고 싶은 소년의 성장에는 단순한 진실을 가혹한 판타지로 만드는 도시가 있고 도시를 품은 지구가 있다. 우주적 소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키튼은 엄마를 찾아서, 명왕성을 찾아서 길을 떠나는데 써커스의 원숭이가 되어서도 매춘굴의 스벨트 가민이 되어서도 꿈을 놓을 줄 모른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샤넬 No.7을 뿌리고 한 손에 장미를 들고 어떤 '그'에게 나를 위해 나무를 심어달라고 말하는거야. 그럼 나는 당신을 안아줄께요- 라면서. 지구인도 늘 지구처럼 정해진 궤적을 .. 2017. 3. 11.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출처: [네이트 영화] " 있잖아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 - 그냥 깜깜하기만 해 "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 - 어딘데? " 깊고 깊은 바다 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 - 왜? "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 - 그랬구나 조제는 해저에서 살았구나 "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 - 외로웠겠다 "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 할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 2017.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