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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생각 정리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by 두지아 2017. 3. 11.

출처: [네이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있잖아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
 
- 그냥 깜깜하기만 해
 
"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
 
- 어딘데?
 
" 깊고 깊은 바다 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
 
- 왜?
 
"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
 
- 그랬구나
조제는 해저에서 살았구나
 
"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
 
- 외로웠겠다
 
"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 할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쿵. 쿵. 두 다리 없이도 삶 속으로 이기적인 다이빙을 한 조제.
부족한 점을 채워줄 누군가를 원하기 보다는
약점을 당당하게 들어내고 자신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그녀의 담백했던 사랑과 이별이 부럽다.
 
츠네오가 우는 장면에서는 비록 도망쳐 나왔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삶의 경계와 무게가 느껴진다. 그것은 장애의 벽이 문제가 아니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낭만적인 사실을 깨이는
'사랑은 변한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별 할 수 있었기에 동정이 아닌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녀를 변화시켜 준 츠네오라는 사람이 고맙다. 그리고
용감하게 다음 사랑을 꿈 꿀 수 있게 자라난 조제가 고맙다.
 
내게도 가장 무서운 것을 함께 할 사람이 나타나 주면 고맙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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