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실려 내 앞에 날아든 보송보송한 민들레 꽃씨를 어루만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에밀리의 보드라운 털이 콧등을 간지렀는지 모른다.
책 속에서는 아름답기만 한 청춘의 일기가 내 청춘 속에서는 뭐가 그리도 어렵게 느껴졌었던지.
압도적인 죽음의 충격으로 잠시 무릎이 비틀거렸지만
이내 꽃이 언젠가 지듯이..
잠시 서랍 깊숙이 밀어두었던 어두운 상처를 꺼내 안아보고
창 밖으로 멀리멀리 가라 풀어준 뒤,
바람결에 친구들에게 날아가 귓가에 조용히
'오늘을 잊지 말자, 내가 그쪽으로 갈께' 말해본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저 겨자색!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저 겨자색!
- 등록일시
2010.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