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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생각 정리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

by 두지아 2017. 3. 11.

 
 
장미와 캔디 그리고 미니스커트, 모피, 스타킹, 샤넬 No.7…

이게 다 뭐냐고요?

모두, 제가 사랑하는 것들이랍니다.

전 남자아이에요. 여자가 되고 싶은…

이름은 패트릭이죠. 하지만 그냥 키튼이라 불러 주세요.

전 그 이름이 좋거든요.

 
 
소녀가 되고 싶은 소년의 성장에는
단순한 진실을 가혹한 판타지로 만드는 도시가 있고
도시를 품은 지구가 있다. 우주적 소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키튼은 엄마를 찾아서, 명왕성을 찾아서 길을 떠나는데
써커스의 원숭이가 되어서도 매춘굴의 스벨트 가민이 되어서도
꿈을 놓을 줄 모른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샤넬 No.7을 뿌리고 한 손에 장미를 들고
어떤 '그'에게 나를 위해 나무를 심어달라고 말하는거야.
그럼 나는 당신을 안아줄께요- 라면서.
 
지구인도 늘 지구처럼 정해진 궤적을 따라 돌지 않아도 좋을, 플루토의 궤도를 탈 용기가 있다.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가 아닌 그런 가벼움으로 우리의 행복의 지표로 삼아도 참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그런 감정의 사치를 누릴 수 있는 행운이 내게 한 번 더 찾아온다면 그 때는 정말로 don't think twice.
 
뭐가 우습다고 이 영화를 코미디로 분류한거지?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죽었을 때처럼 가슴이 묵직하면서도
찰리채플린을 보는 것처럼 때론 우습고도 철학적이며
머리를 또렷이 만들어주는 아일랜드 냄새까지 풍기는데.
 
킬리언 머피. 당신은 지금 배트맨인가요, 여장남자인가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맞아요. 나는 당신을 본 적이 있지요.
영화 속에서? 꿈에서? 길에서? 아니아니.
이태원 어느 작은 클럽에서 당신을 닮은 사람을 봤지.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여자. 아니 그 남자가 생각나더라구.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지 아무렴. 궤도를 벗어날 용기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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