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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HRD 연구노트

[프로포절/석사] 소명의식이 주도적 업무행동에 미치는 영향

by 두지아 2024. 12. 7.

낙엽이 지는 가을, 10월의 어느 날 석사 졸업논문 프로포절 발표를 했었다.
당시 나는 아들러의 긍정심리학에 빠져 있었고, 공헌감이라는 변인을 찾지 못해서 유사한 의미를 가진 변인을 찾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변인으로 설정한 소명의식은 내가 생각한 공헌감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애착을 쌓을 수 있었다. 나는 소명의식이 높은 사람이라 이 주제가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고, 주제에 따른 결론에 확신이 있었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독립변인으로 설정한 비교군 둘 다 주도적 업무행동에 유의미하지 않은 영향으로 결과치가 나왔다. 과학기술 연구직 종사자 중 박사학위자가 대부분인 전 세계인의 응답이 거짓말을 할리 없었다. 정성스럽게 한땀한땀 모아온 데이터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참고로 UN산하 기관의 과학기술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응답률은 국문응답 72명, 23% / 영문응답 240명, 77%이었다)

맞아, 이럴 때는 Help Seeking이다. 살려달라고 외쳐야해!
통계분석 초짜의 실수일 수 있으니 일단 통계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부터 점검했다. JAMOVI를 알려주신 설현수 교수님, 데이터 활용의 신 이승연 교수님, 직장에서 유일한 비빌 언덕 김영아 박사님께 안면몰수하고 달려들었다. 설현수 교수님이 저술하신 JAMOVI 교재, Blog, Youtube로 처음부터 다시 짚어가며 배웠다.

결국 변인의 특성상 리더십이 환경적 요건이기 때문에 조절변인으로 위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이승연 교수님의 의견에 따라 모형을 조정했고 유의미한 결과치를 도출했다. 의도와 달랐다고 상심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좋았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임파워먼트나 소명의식처럼 자율성을 내포하는 변인들이 과도하게 중첩될 때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증명할 수 있는 기저이론도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TMGT 이론이다. TMI도 아니고 TMGT라니 평생 안 잊어버릴 것 같다. Too Much of a Good Thing이란 뜻으로 아무리 좋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얘기다.

이론이 맞아떨어지고 나니 세상만사가 감사할 따름이었다. 심지어 세상을 모두 TMGT이론으로 바라보게 되었는데. 지난주 Brown Bag에서 SJT 상황판단검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분노성향이 상황판단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한 연구를 보고, TMGT이론을 반영해서 긍정적 환경이 과도하게 중첩될 때에도 신뢰성을 낮추는지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말하면 곱게 키운 부잣집 자식이 사회에서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성을 갖추는 것을 TMGT로 증명해볼 수 있을까라는 말이다. 

알수록 재미있는걸 보면, 식견이 부족했던 앞날에 감사할 지경이다.
배울게 많고 알고싶은 게 많아서 오늘은 박사진학 면접에 응시했다. 하고 싶은게 하루이틀꼴로 생겨나니 뭔가 단단하게 방향성을 갖고 '이것을 해내겠다' 말을 못한게 아쉽지만 나는 그렇다. 하고 싶은 것은 끝없이 확장될거고, 내일의 내가 오늘과 달리 한움큼씩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 무엇을 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은 잊은지 오래다. 나는 당장 오늘에 집중하며 산다. 재미있고 행복해서 그저 이 학업을 지속하고 싶을 뿐이다.

결론은 나의 예쁜 연구모형
주제는 '과학기술 연구직 종사자의 소명의식이 주도적 업무행동에 미치는 영향: 임파워링 리더십과 독성 리더십의 조절효과 중심으로'로 정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