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발은 조직생존, 조직효과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전략을 설계해야하며 그 내용에는 조직의 전사적 참여노력 및 협응적 조직문화 관리와 체계적 사후관리등이 포함된다. 기반에는 최고경영자의 관심이 요구되며 기술적으로 각각의 과정에 퍼실리테이터를 활용하기도 한다. 조직개발이 담고 있는 조직강화를 위한 총체적 관리는 그 범주가 다양함으로 본 레포트에서는 강의에서 언급된 응용행동분석 측면에서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 사유해보고자 한다.
정리할 것인가, 전환할 것인가
조직개발은 기술·사회·경제환경의 급변으로 조직 생존을 위해 계획적·의도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착취적이고 권위적인 전통적 관리 시스템은 온정적 권위형, 협의형, 참여집단형으로 변화를 거듭하였고 참여집단형을 이상적 상태로 보았다. 참여를 통한 상호작용의 피드백 및 프로세스는 현장전이를 통해 조직 전체로 확산된다. 참여를 이끄는 전략적 접근은 조직의 기술적, 정치적, 문화적 시스템 사이의 정합성을 필요로 하였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조직목표와 개인목표의 일치(정합성)는 실제로 가능한가.
세계적인 초우량기업들은 사람들이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기도 한다. 이는 달성 불가한 목표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가 조직구성원의 목표 달성의지를 낮추고, 포기했을 때 자괴감을 준다. 반면 지나치게 쉬운 목표는 성취감을 얻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그럼에도 조직에서는 한계를 넘어설 줄 아는 인재가 살아남기를 원하기 때문에 적정함 이상의 목표를 정한다. 자신의 성장과는 별개로 회사에 종속되어 단순히 노동과 급여를 교환하는 태도로는 경영진들의 지나친 목표와 정합성을 이룰 수 없다. 정합성을 위해서는 조직이든 개인이든 수준을 맞추어 조정되어야 하는데, 조직의 목표가 앞서 있다면 (살아남기 위해)상향조정해야 맞다. 조직의 목표달성의지를 공감하려면 조직구성원에게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회사의 주인이 아닌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요구한다면 어불성설이다. 정리될 것인가, 전환할 것인가,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우리는 조별토론을 통해 다양한 문답을 나누었는데, 세대문화를 일치시키고,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적절한 보상을 관리하는 등 어떤 문제에도 비슷한 해답으로 결론지어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문제는 역량 빙산모델에서 나타나는 변하기 어려운 심층부를 다루면서 드러난 부분에 해당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물론 우리는 대상의 특징과 신념을 단 번에 바꿀 수 없다. 다만, 변화 가능한 부분에 접근하는 원초적 변화 의도를 보다 내면적 성질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교육, 전환배치, 구조조정과 같은 변화가 아니라 신념, 태도, 가치의 성장을 이끄는 변화에는 어떠한 시도가 필요할까.
인간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토끼는 여우보다 빠르게 달린다. 왜냐하면 토끼는 목숨을 걸고 달리는 반면 여우는 오직 저녁을 위해 달리기 때문이다(Dawkins 1982, 65p).”
이 문장에서 나타나는 토끼의 목적과 여우의 목적은 절실함에서 차이가 보인다. 그러나 만약 토끼와 여우의 기본사양이 같다고 가정하고 여우가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이번 끼니를 채우지 못하면 아끼는 가족의 일원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어떠할까. 복잡계적 관점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수 많은 요소들은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한 집단성질을 보여준다. 인간의 복잡성은 행동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님으로 내면의 변화를 이끄는 영향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죄수의 딜레마, 이타주의의 성장
죄수의 딜레마 사례를 보면 일반적으로 자기희생을 포기하고 이기성이 승리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떤 그룹에서는 반복적인 상황에 처할 때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로 긍정적인 협동이 가장 최선의 선택지가 된다는 결말에 이른다. 인간의 삶은 단조롭게 꾸며져있지만 사실 생태계의 야생의 삶과 다를 바 없다. 나약하고 고통스러움은 죽음에 가깝고, 건강한 체력과 회복력이 높은 정신은 삶에 가깝다. 다른 개체를 돌보지 않는 야생의 삶은 마음의 가난, 경쟁에 열중한 덕분이다. 그렇다면 야생에서 고아를 입양하고, 털 고르기를 하며, 상대를 수용하거나 보호하는 행태는 인간의 세계에서 무엇에 빗댈 수 있을까. 유전적 진화를 이유로 들 수도 있겠지만 이타주의는 상호 호혜성을 답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이타주의로 보이는 행동들이 사실은 행위자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말이다. 각자 협동에 실패했을 때 보다 성공했을 때 더 나은 방식으로 호감을 교환할 수 있다는 이론이며 선한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선한 행동을 보상받는다는 교환가치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 속에서 배반자들이 끊임없이 선행에 보답하지 않는다면 협동은 진화하기 어렵고 오히려 퇴화할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협동하는 분위기 속에는 선한 행동을 보상받음으로 인해 거듭 최선책으로 선한 행동을 취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조직에서의 분위기, 조화, 선한 영향력, 조직문화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합리적인 추구가 모두에게 득이 된다면 협조하거나 자백하는 방식으로 죄수의 딜레마를 풀어낼 수 있다. 결국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 조직문화가 필요할 것이다.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은 Tit for Tat 이다. 협동과 모방을 전수할 때 배신전략에 침범당하지 않는 성공적인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안정적인 회유전략이 선행되어야겠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왜 했던 말을 반복할까
강의 중에 갑작스레 제시된 의문문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유독 긴 시간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다른 자리에서도 토론거리로 삼았었다. 정리된 바로는 1) 말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2) 발언을 통해 집중받는 것에 취해있다=나르시즘 3) 집중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 뿐이며 할 수 있는 소재는 반복된 내용에 한정되어 있다=외롭다 4) 기승전결에 집착하여 결말에 이르려면 과거를 통틀어 전개하여야 한다=스토리텔러 라고 정리해보았다. 어떤 의도로 반복된 말을 하건 왜 그들은 청자의 ‘즐겁지 않음’을 인식하지 못할까.
아마존 강의 생물학자 헨리 월터 베이츠는 “나는 여러 번 박각시나방을 벌새로 착각하고 잘못 쏘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많은 원시족들이 박각시나방과 벌새가 변형 가능한 존재라 믿었고 두 종이 같다고 믿었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폐기시키고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민감하게 인지하지 않으면 평생을 그렇게 믿고 살게 된다. 그에 따라 나의 태도도, 나의 반복되는 행태도,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구할 수 없다. 물론 성장할 필요를 못 느끼고 이타심의 필요성을 모른다면 과거를 반복해도 좋다.
무엇을 폐기해야 하는가
폐기학습은 더 획기적으로 감각적으로 마음과 뇌를 두드려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단계에 빠진 친구를 구해 낼 때는 세뇌시킬 때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듯이. 전환이 준비해야 할 기획력은 실로 대단해야 할 것이다. 실패의 다산이 성공의 자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토론과 경험을 통해서 알았다. 그럼에도 자산이 되지 못하는 죽은 지식 앞에서 허우적대는 이유는 스스로 깨어있지 못함 때문일까. 소설같은, 은유적이거나 수사적인 표현은 피하고 싶지만 자꾸만 사유되는 모든 사례들이 자연과 예술에 빗대어 해석하게 된다. 이 생각의 노선도 어쩌면 폐기(되어야 할)거리일지 모른다. 폐기물을 찾아 고물상에 버리면 거대한 리어카는 비교적 너무나도 적은 한 두푼에 거래된다. 폐기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지난하지만 사람은 교환가치가 있는 작은 무엇을 꿈꾸며 버틴다. 동기가 없으면 기회를 맞이할 수도 없고, 의미가 없으면 폐기의 과정을 버틸 수 없으며, 맷집이 없으면 결과를 맛 볼 수도 없다. 실패의 반복은 어쩌면 성공을 맞이할 때 필요한 근육을 쌓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인식하지 않는 행위나 의지없는 반복은 ‘걸음마’처럼 평생을 반복해도 우리를 ‘걷기선수’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폐기학습도 마찬가지로 저절로 이뤄지는 법이 없다.
지속적인 변화를 꾀하는 산업환경은 기업이 추구해야 할 당연하고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다.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면 자연적으로 퇴화되는 지식이나 사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패턴화된 사고방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했던 말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까. 지식의 선입선출은 가능할까. 과거지식의 폐기가 아니라 재해석 아닌가. 우리가 그릇이면 뭔가를 비워내고 받아들여야 하는 게 순서에 맞겠지만 사람은 무언가 받아들여야 할 때 비로소 비워진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듯이. 지배적인 논리로부터 헤어 나오려면 보다 나은 경험과 추구가 필요하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과정은 변화의 반쪽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폐기를 결정하기 전에 새로운 변화를 좇아 경험하고 필요를 느낌으로서 자연적인 폐기의 수순을 밟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에 있어서는 개인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경영적·조직적 측면에서 변화의 접점을 자주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
My Career Flow를 정리한 적이 있는데, 아르바이트를 제외하고 오늘날까지 9번째 직업을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반복적으로 조직을 떠나야 했을까. 툭툭 끊어진 징검다리 같은 Career Flow는 내게 무엇으로 남아있나. 모든 변화의 과정에서 남은 것은 '느낌'이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만나 싸워보고, 참아보고, 조정하기까지의 노하우가 남았다. 객관적인 사실을 해결해 나가는 것 보다 인문학적 통찰이 더 쉽게 인생을 이끌어준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비즈니스적 사고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변화의 과정에서 무언가는 폐기되었을 것이고, 성공적인 정치를 위해 이타성이 성장했으며, 목표달성의 의지가 높아 기업을 차렸다. 그래서 나는 조직개발을 서로 다른 가치(관점)를 지닌 다양성의 존재들이 상호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집단으로 활동하게 되는 총체적 관리개념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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