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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HRD 연구노트

사일로 효과(Silo Effect),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려면

by 두지아 2024. 5. 10.
Lorete. Nikon D7200. Pixabay.

 
조직에서 부서간/부문간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상호작용이 없는 경영환경을 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부정적 조직문화로 사일로 효과(Silo Effect)라고 말한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능과 민첩성이 테슬라 내부의 파벌주의 경향에 저항을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일로 효과를 조직문화 개선에 중요한 이슈로 언급하였고,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독자수익 체계를 갖춘 부서들의 경쟁이 단일한 응집력을 갖춘 유연한 조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No-Silo 원칙을 강조하였다. 리더들이 앞장 서 초연결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은 조직의 흐름에 왜곡이 생기는 것을 파악하고 부서 간 벽을 허무는 역할이 리더의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팀원들 사이에서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부터 직원들이 중대한 문제를 숨긴다거나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심리를 기반으로 결정하는 결과는 기업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침묵의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으로「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이자 조직행동 박사 에이미 에드먼슨은 심리적 안정감을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공유되도록 만들며 더 좋은 결정과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마찰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한다. 방법으로 리더의 행동과 겸손한 리더십을 통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일로 효과는 만연한 문제이며 해결을 위해 리더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리더 또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에 바탕을 두고 조직에서 부서 간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사일로 효과는 눈에 보이는 벽이 아니다. 소통을 방해하는 심리적 벽이라 할 수 있다. 시멘트 벽을 직접 부수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것은 공정과정을 증명하거나 실체를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다. 그럼에도 사회현상을 변수화하고 질적 속성을 양적 속성으로 변환할 수 있다면 방법적 구상 또한 한계적 벽을 부수고 상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합적인 개념을 측정의 도마에 올리는 것은 다음 일이다.

‘소통의 부재’라는 실체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해보자. 벽을 부수는 방법은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강력한 힘으로 부순다.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벽을 부수는 것은 가장 빠르고 신속한 결정일 것이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가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되기 바랐으나, 무엇이든 모조리 부숴 버릴 가공한 힘은 단숨에 적군을 말살시켰다. 조직에서의 강력한 힘은 살상무기나 다름없는 귄력과 지위일 것이다. 권위가 질서를 유지하는데 중요함에도 그 개념이 부정적으로 각인된 이유는 사용자의 목적이 본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 강제로 직원의 ‘입이 터지게’해도 될까? 다소 끔찍하게 들리지만 조직개발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강제성은 ‘소통의 장(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탑다운 방식으로 제공된 프로세스일지 모른다. 여기에 더해 보상까지 주어지면 소통이 그런대로 잘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도 얻을 수 있다. 변화 대상자의 동기없이는 그야말로 직원들의 장난(場亂)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場) 어떤 일이 행하여지는 곳 + 난(亂) 어지럽다, 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

두 번째, 두 개의 사일로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다.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굳이 무리해서 벽을 허물 필요가 있을까? 사일로 효과가 기업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그 영향이 적다면 각 부서의 개성을 존중하고 기업의 핵심역량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침묵의 굴레를 유지하는 것은 어떨까? 다만 각 부서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해 비밀보장 인터뷰를 진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면밀하고 민첩한 소통은 불가할지 몰라도 협력을 위한 소통의 다리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은 조직구성원들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감을 쌓을 수 있고 점진적으로 소통의 기회가 변화와 기업성장의 기회와 연결된다는 것을 의식할 수 있는 순차적 접근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벽의 재질을 젤리로 만들어 필요에 따라 녹인다.
어쨌든 기존의 시멘트 벽이 젤리로 바뀌려면 다이너마이트가 되었던 천재지변이 되었던 부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조직문화의 중요한 축이 되는 중간관리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마인드가 아니라 인사(人事)를 통해 사람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유연한 관리자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학습을 통한 자기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를 자주 접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 의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사일로를 만든다.
사일로가 어차피 의식에서 지울 수 없고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게 되어 있다면 사일로의 캐파(Capacity)를 넓혀서 내부에서는 벽을 느끼지 못하도록 할 수 있을까? 사일로의 캐파를 넓히기 위해서는 경쟁해야 할 것은 외부의 사일로 즉, 경쟁사라는 인식과 팀원은 각자 회사를 대표한다는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의 핵심가치와 목표가 각 부서의 목표와 일치하고, 기업성장의 길을 가로막는 공동의 적이 나타났을 때 내부의 적은 아군으로 합류될 수 있다. 이야기 속에서는 적이 주인공의 뜻을 이해하거나 죄를 뉘우치는 전제로 아군에 합류하게 되는데 마지막 즈음에 배신할 가능성이 농후함으로 조직에서는 끊임없이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위기 앞에 MBO를 들이밀 필요가 있다.

*MBO, '목표에 따른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


다섯 번째, 부수고자 하는 동기가 있는 사람들이 직접 부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어차피 지각하는 과정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 태도를 바꾸는 것보다 행동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함으로 갈등을 추진력 삼아 염증을 터트리고 온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관리자가 바라는 결과에 조작화된 행동이 이루어지리라는 단정은 할 수 없지만 침묵은 저절로 깨지지 않음으로 적정한 개입을 통해 다소 거칠더라도 소통의 실마리를 나눌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시도는 에이미 에드먼슨의 말처럼 역풍을 거스르는 항해사처럼 꾸준히 변화하며 심리적 안정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 번째, 처음부터 벽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믿게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매몰되어 있는 벽이라는 존재와 침묵의 굴레 그리고 부수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스스로 만든 함정일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가치나 집중해야 할 타겟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부서 이기주의를 직면했거나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깨달을 때 ‘뭣이 중헌지’ 존재의 이유와 역할을 더듬어야 한다.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 작은 톱니바퀴가 아니라 자연의 깊은 신비로움을 누릴 줄 아는 작은 우주임을 자각하여야 한다. 창의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 밖으로 나가야 하며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확신과 용기가 필요하다. 조직차원에서는 직면한 문제를 재프레임화하는 것일 수 있고 경험을 통한 자유의 확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런 문제에 매몰되어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 조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우리의 일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진실됨 믿음이 중요하다.

  • 작성일 : 2024.05.01.

  • 혼자내는 숙제 > IT산업군은 업무특성상 사일로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개인주의가 시발점으로 집단적 사회문제로 알려지기도 했다. 생각주제의 규모를 한정하여 다시 한 번 사유가 필요하다.
Antoine Gronire. 2022/05/18. BEA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