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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일상 기록

[日記] 더 작은 세계로 숨어들어

by 두지아 2022. 11. 16.
사진출처 : 픽사베이

 

더 작은 세계로 숨어들어

2021년 10월 29일.


요 며칠 눈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며칠 아예 만나지 못한 기분도 들어요.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아주 인생에서 사라졌던 것 같기도 하고. 온갖 감정에 휘둘렸는데 지금은 그게 뭔지도 모르겠어요. 일 속으로, 아주 깊이 몰입해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이든 더 미세한 단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소설은 금방 다른 세계에 데려다주고, 글쓰기는 내 세계를 헤엄치게 해주고, 도마위의 칼은 무지개색 재료들을 이끌며 놀이를 할 수 있게 해주지만 일상을 계속 나를 위로하며 보낼 수는 없으니까. 마음의 빈 자리는 용케 좋은 습관들을 찾아내고 있어요. 오르막길을 오르는 좋은 근육들이 조금 쌓였다랄까.

저는 어렴풋이 해야할 일을 아는 것 같아요.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요. 동기의 씨앗을 몰래 심고 울창한 숲이 될 때 까지 키워내볼 생각입니다. 그 과정에 독립이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사실 소원하고 있어요. 일에 정성이 생기면 생길수록 내것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싸워야겠지요, 나의 오만함과 건방짐 따위들과요.

눈을 마주치지 않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나를 정돈할 시간이 많아져 좋습니다. 불신에 가까운 의심을 거두는데는 매번 어려움이 있지만요. 너무 귀찮고 부대끼는 감정이라 다 그만두면 속시원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랑한다, 해놓고 당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스스로를 지치게해서 자꾸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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