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쟁이
2021년 5월 15일 그리고 20일.
연극이 보고싶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연극은 서울이고, 연극은 그 시절의 그 사람들이고, 연극은 먼지바람이 감싸는 지하의 그 공간들의 기억을 말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연극을 보고싶다고 말하면 현재를 밀어내고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 심장이 일으키는 진동을 이내 무시하게 된다. 연극이 보고싶어서 연극을 하고 있다. 호두까기 병정 조차도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흐느끼는 날이 있다가도, 산뜻한 바람이 불면 다시 피어난 봄날의 싹처럼 그런대로 괜찮았다 할 것 같다.
올곧게 서 있는 순간, 켜켜히 쌓인 먼지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순간들 그리고 마디마디가 녹슬어가는 순간들 까지 말이다.
모든 것이 부럽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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