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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생각 정리

헤르타뮐러 마음짐승

by 두지아 2017. 4. 24.

우리는 클로버가 자라는 곳을 손으로 헤쳐가며 뒤졌다.
하지만 이파리 세 개 대신 네 개 달린 줄기를 찾은 건 나였다.
나는 행운이 필요하지 않아, 나는 테레자에게 말했다. 그러고는
손가락이 여섯 개 달린 손들을 생각했다.
 
내가 찾은 가장 쉬운 문단이다. 헤르타뭘러는 몇일째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이해하려 읽고 또 읽는 나를
악마처럼 어디선가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열 받는다. 읽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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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힌 젊음 찢기고 너덜한 영혼
세상이 일으킨 다툼이 태생의 시기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 억울하게도 자꾸만 자꾸만 가슴 속에 남은 작은 불길을 꺼트리는 구나
거듭되는 절망과 고독, 일상하는 추적하는 적들의 시선.
모든 삶의 통채가 오로지 감시와 억압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전쟁은 사람의 목숨도 앗아가지만 사람의 사람됨의 조건도 앗아간다. 소의 피를 마시는 사람들. 갈대밭에서 몸을 주는 여자.
마음의 철장 속에서 원시의 삶을 살았던 괴로운 과거.
과거 속에 있었다면 나는 나의 마음짐승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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