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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나비의 경로

[어린이창작설화] 하늘을 꼬맨 할망_한지아作

by 두지아 2017. 3. 17.

 

하늘을 꼬맨 할망

 

20160529

글쓴이 : 한지아

 

 

 

등장인물

 

마비니 지혜와 미모를 겸비한 필리핀 영웅

탄용 용기와 힘을 겸비한 베트남 영웅으로 키가 3m에 달한다.

설문대 할망 고집이 세고 산만한 덩치를 지닌 한국 제주도 영웅

엉왕 성격은 괴팍하고 성질은 기괴한 베트남의 악인

 

무대배경

 

2016. 바타안의 불리족장 마을

 

 

필리핀의 바타안에 마비니라는 여자가 살았다. 그녀는 불리족장의 딸로 명석한 두뇌와 아름다운 미모로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어느 날 그 마을을 지나던 한 노인이 마비니를 보고 걸음을 멈춰 선다. 마비니는 그 노인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마을로 데려가 좋은 음식과 술을 대접한다. 노인은 차려진 음식을 전부 먹어치우더니 말을 꺼냈다.

며칠 뒤 하늘이 찢어져 그 구멍으로 온 세상이 빨려들어 갈 것이다.”

노인의 얘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마비니는 마을 사람들과 세상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노인에게 물어보려고 돌아섰을 때 노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며칠 뒤 불리족장의 마을에는 엉왕이라는 성격이 괴팍한 악인이 쳐들어왔다. 이 때 엉왕의 칼날에 족장인 마비니의 아버지와 그녀의 지혜로운 어머니를 잃고 만다. 엉왕은 마비니에게 첫 눈에 반해 그녀를 부인으로 들이려 하지만 마비니는 끝까지 저항해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엉왕은 가질 수 없는 여자는 없애버리겠다며 칼을 휘두르는데 그 순간 베트남에서 악인의 횡포에 대한 소식을 들은 탄용이 나타나 큰 덩치로 마비니를 감싸 안아 칼을 막고 재빨리 탈출한다. 따라갈 수 없을 만큼 큰 걸음으로 도망치는 탄용과 마비니를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른 엉왕은 거대한 칼로 하늘을 찢어버렸다.

 

마비니와 탄용은 그 길로 제주도의 설문대 할망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하늘을 다시 꼬매달라 부탁한다. 할망은 하늘을 꼬맬 빛나는 바늘과 튼튼한 실을 주면 바느질을 해주겠다고 말한다.

 

마비니는 탄용에게 하늘을 꼬매려면 크고 빛나는 엉왕의 칼이 필요하며 실을 대신할 인간의 협동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엉왕은 힘으로 이기기 어려운 상대이니 복종하겠다고 말하고 백두산 꼭대기로 유인해 화산 구멍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고 한다.

 

탄용은 엉왕을 찾아가 마비니의 말대로 엉왕의 부하가 되고자 한다 말한다.

마비니의 꾀에 넘어가 골탕을 먹었습니다. 염치없지만 복수하는데 엉왕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3m나 되는 키를 가지고 그깟 계집애 하나 잡지 못한단 말이냐

그녀는 잔꾀를 이용해 저의 부하들을 모두 유혹해 데려갔습니다. 아무리 적으로 돌아섰다 해도 과거 나의 부하였던 자들을 칼로 벨 수는 없습니다.”

내가 널 어떻게 믿지?”

제가 가지고 있는 힘을 2배로 만들어주는 온천을 알고 있습니다. 엉왕님이 그곳에 가서 몸을 담그시면 힘이라면 세상에 따라올 수 있는 자가 없게 될 것입니다.”

너는 저 구멍 난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억울한 이 심정을 풀지 못하면 세상이 아무리 번듯한 듯 소용없습니다.”

그래. 알았다. 나를 그 온천에 데려다 주거라.”

 

엉왕은 탄용의 말을 믿고 백두산에 올랐고 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탄용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엉왕을 분화구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그리고는 커다란 다리로 쿵쿵 뛰어 용암이 솟구치게 만들었다. 몸을 바둥대다가 놓친 엉왕의 칼은 탄용이 재빨리 낚아채 손아귀에 넣었다.

 

한 편 마비니는 폐허가 된 바타안에 돌아가 마을주민들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자손들을 평생 배불리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인간들을 엮어 하늘을 꼬맬 긴 실을 만들었다.

 

탄용은 엉왕의 칼을, 마비니는 인간으로 엮은 실을 가지고 할망에게 돌아갔다. 할망은 탄용과 마비니가 구해다 준 실과 바늘을 보고 만족해했다. 할망은 실과 바늘로 하늘을 꼬매기 시작했다. 하늘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던 바위가 다시 내려앉고 나무가 흙 속에 뿌리를 감추고 새와 곤충들이 동굴 밖으로 나왔다. 할망이 하늘 구멍을 다 꼬매자 다시 평온한 세상이 찾아왔다.

 

탄용은 감사의 뜻으로 할망에게 갑옷을 벗어주었다.

이 갑옷은 엉왕의 칼도 뚫지 못하는 튼튼한 갑옷이요. 바위에 긁혀도 헤지지 않을 것이며 바다에서 헤엄쳐도 소금이 스며들지 못할 것이요. 할망의 바느질로 세상이 다시 평온을 되찾았으니 내게 이런 갑옷은 필요없소. 할망에게 선물로 드리리다.”

 

탄용이 선물한 갑옷을 입은 할망은 신이 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며 한라산의 분화구로 들어가 따뜻한 곳에 몸을 뉘였답니다. 꼬매진 하늘의 바늘자국은 인간들이 협동심을 잃을 때 마다 아슬아슬하게 헐거워졌고 그 때 마다 거대한 바람이 휘몰아쳐 헤일, 쓰나미, 폭풍, 회오리를 만들어냈습니다. 구름이 포근하게 안아주면서 세상에 남은 자손들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면 그제야 다시 튼튼한 실이 되어 하늘을 메워주었답니다. 마비니와 탄용은 가끔씩 열리는 하늘 구멍을 경계하면서 함께 세상을 지키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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