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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나비의 경로

[단편희곡] 개미왕_한지아作

by 두지아 2017. 3. 17.

개미왕

 

글쓴이 : 한지아

2015.02.06

 

 

 

 

 

 

등장인물

* 총각 - 30. 남자. 히키코모리 성향이 있는 웹툰 작가. 친구, , 열정 없음.

* 욕쟁이할멈 - 60. 여자. 욕쟁이할멈(미숙). 남편과 사별한 후 억척스럽고 고집 센 욕쟁이 할멈. 막걸리 중독.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유아독존적 성향.

* 진철 - 31. 왕부자씨의 하수인. 잔인하고 이성적인 성향을 지닌 동네 양아치. 허세.

* 홍덕수 - 27. 37살은 되어 보이는 외모. 여친(미정)에게 푹 빠진 순정파 깍두기.

* 남자,여자 - 데이트하는 커플

 

시간

2014년 일찍 찾아 온 여름

 

무대배경

재개발을 앞둔 산동네. 다소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

무대 중앙에 총각과 욕쟁이할멈이 사는 집이 있다. 담벼락 위에는 깨진 유리병으로 가득하다. 녹이 슬고 페인트가 벗겨진 파란색 대문이 반쯤 열려있고 대문 왼쪽 아래로 반지하층 방이 들여다보이는 작은 창문이 나 있다. 대문 오른쪽으로는 작고 낡은 평상이 놓여있다.

 

1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나일론 빗자루로 문 앞을 쓸고 있는 욕쟁이할멈.

재개발 추진위에서 나온 사람들이 듬성듬성한 계단을 오르는 게 보이자 급히 집 안에 들어가 대문을 걸어 잠근다.

진철

아휴 덥다. 지지리도 높은데다 집도 져놨네.

덕수

형님 드디어 여기가 마지막이네요. (사이) 그런데 이 집 좀 오싹 한데요?

진철

 

여기가 그 유명한 욕쟁이 할망구네 아니냐. 성질 드러우니 왕래하는 사람도 없고 할망구 혼자사니 오싹할 만도 하지.

덕수

 

 

아 그 할머니! (사이) 나 초등학생 때 죽었다는 얘기 들은 것 같은데

할아버지가 바람나서 할아버지랑 첩이랑 둘 다 죽이고 할아버지 심장을 국 끓여 먹었는데 그게 목구멍에 걸려서 켁!

스산한 바람이 부는 소리,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

진철

..그럼 일이 더 쉽겠네. 할망구 시체 찾아서 지장만 찍어와 새끼야.

덕수

 

에이 형님. 제가 초등학생 때면 벌써 몇 년 전 일인데요. 죽었어도 진작 시체 다 썩어 없어지고 까마귀들이 얌얌 (사이) 그런데 정말 시체도 없으면 어쩌죠?

진철

 

 

 

얌마. 지레 겁부터 먹어서는 (진철이 떨고있다)

왕부자가 여기 산동네 주민 36가구 전부 싸인 받아오라고 했잖냐. 하나라도 빠지면 우리 둘 다 죽은 목숨이야. 귀신, 산 사람 가릴 때가 아니라고. 남자새끼가 간땡이가 이렇게 작아서 어따 쓰냐. 아오

덕수

아니 그동안 일한 게 얼만데 도장 하나 못 찍었다고 설마요.

진철

야야 (덕수 머리통 때리며) 계약서 쓸 때 뭐했어. 졸았냐?

덕수

 

그냥 전기검침 하듯이 집집마다 들러서 싸인 받으면 그만인 일일 줄 알았죠 뭐. 시체한테 싸인 받는 얘기까지는 없었잖아요.

진철

 

진짜 이 자식이! 할망구가 진짜 뒤졌는지 살았는지 들어가서 확인해보면 알거 아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뭔 말이 이렇게 많아.

덕수

 

 

 

돈 못 받을까봐 걱정돼서 그래요. 이 달에 우리 미정이 생일선물로 가방 하나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사이) 그리고 할머니 시체, 할아버지 시체, 바람피운 아줌마 시체 세 개 다 있으면 누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얼굴도 다 썩었을 텐데

진철

그래, ..미경이! 미경이를 위해서!

덕수

아뇨 미정이

진철

 

그래 미정이랑 약속했다며. 가방 사줘야지. 안 그래?

어서 (먼저 들어가라는 손짓한다)

덕수 조심스레 열쇠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본다. 덕수 뒤에 바짝 붙어 재촉하는 진철.

그 때 철문 위로 양동이 물세례가 쏟아진다.

덕수, 진철 귀신의 짓이라 생각하고 비명을 지르며 무대를 휘젓는다.

진철

(정신차리고) ! 미경이 가방 얼마 짜리냐.

덕수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형님

진철

, 저 귀신같은 할망구한테 싸인 받아오면 그거 내 돈으로 사준다. 가방!

덕수

진짜요?

진철

그래 새끼야.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달 안에 받아내!

덕수

. 형님! (퇴장하며) 근데 미경이 아니고 미정이

진철

그거나 그거나 새끼야

진철, 덕수 퇴장

집 안에서 욕쟁이할멈 등장, 막걸리 병을 들고 있다.

욕쟁이할멈

 

끈질긴 놈들. 깨진 계단이나 밟고 디져부러라! 죽긴 누가 죽어. 이렇게 팔팔한데! (관절 우두둑 소리) 아이고. 오늘은 약빨이 안 받는가 (막걸리를 병째 마신다) 그나저나 이렇게 시끌시끌헌디 지하방 놈이야 말로 디졌는가.

빈지하층 창문을 들여다본다.

욕쟁이할멈

 

 

집구석에 처박혀있는 시간 많으면 구석구석 청소 좀 하라니까, 아따 드러운그. (창틀에 있는 먼지를 빗자루로 쓸어내고 다시 들여다보며) , . (사이) 거기 아무도 없는가? (사이) 이 놈 며칠째 낯짝을 못 봤는데 진짜 저승사자 따라간 거 아니여?

급히 파란색 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다. 지하방 쇠문 두들기는 소리

욕쟁이할멈

이 봐, 총각(인기척이 없자) 워메 비상키! 열쇠 뭉치를 엇따둔겨.

서랍 여는 소리, 물건 뒤적이는 소리, 고무 슬리퍼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소리가 연이어 난다.

욕쟁이할멈

(열쇠 뭉치 짤랑이는 소리) 찾았다! 아이고 진짜 디졌으믄 우짜쓰까.

문이 열리고 무대에서 보이는 반지하층 창문에 불이 켜진다. 욕쟁이할멈의 비명소리. (암전)

2

 

무대 밝아지며 파란 대문 앞 평상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욕쟁이할멈

욕쟁이할멈

아이고 이제 헛게 다 보이네. 영감 이제 내가 당신 따라갈 때가 됐는가벼.

총각

 

(할멈의 눈치를 보며 나온다) 총각 혼자 사는 방에 그렇게 함부로 들어오시면 어떡해요. 저도 엄연히 월세내고 합법적으로 살고 있는 방인데요.

욕쟁이할멈

그걸 지금 내 앞에서 말이라고 지껄이는 것이여?

총각

 

(수그러들며) 놀라셨을 거란 거 알아요. 하지만 미리 노크하셨으면 이런 일 없잖아요.

욕쟁이할멈

아이고 답답혀라. 쇠문을 하도 두들겨서 손바닥이 다 얼얼한디. 도대체 방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여. 그 시커먼 것들은 다 뭐여!

총각

(작은 소리로) 친구들이요.

욕쟁이할멈

뭐라고?

총각

 

 

(놀라 큰 소리로) 개미요! 제 친구들이에요. (사이) 제가 그림 그리는 거 도와주고 있어요. 할머니 이거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이니까,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요.

욕쟁이할멈

..개미?

총각

 

 

 

 

(흥분해서) . 개미요! 그거 아세요? 짐바브웨 출신 환경 건축가가 아프리카에 에어컨도 없는 시원한 건물을 만들었는데요. 그게 구멍이 숭숭 뚫려서 바람이 잘 통하는 개미집을 본 딴 거래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사실 저 개미 건축가 아니, 예술가들이 없었다면 저도 이 집에서 오래 못 버텼을 거 에요. 뙤약볕에 제일 먼저 와 닿는 집에 환기도 안 되는 반지하라니..

욕쟁이할멈

가만. 지금 총각 말은 개미랑 일심동체해가지고선 내 집에 바람구멍을 냈다 그 말이제?

총각

 

. 이런 여름은 처음이에요. 아주머니도 말씀만 하시면 제 친구들한테 부탁해줄 수도 있어요.

욕쟁이할멈

 

뭐여 이놈아 (빗자루로 총각을 때리려고 쫓아간다) 사람 사는 집에 개미집 들어서면 집 무너진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냐, 이놈아. 그림쟁이라고 해서 받아줬더니만 재개발 업자들 보다 더 못된 놈이 여기 살고 있었네.

총각

 

(도망 다니며) 아 아주머니 개미 예술가, 아니 건축가들 그렇게 멍청한 애들 아니에요. 개미굴을 트럭이 밟고 지나간다고 무너지나요.

욕쟁이할멈

그래도 이 놈이!

욕쟁이할멈의 빗자루로 연신 얻어터지는 총각

욕쟁이할멈

남의 집에 구멍을 내놨으면 미안하다 사과부터 할 일이제. 개미 예술가? 너 같은 놈은 난생 처음이다, 써글놈. 당장 방 빼!

총각

 

 

(억울한듯) 무슨 말씀이세요. 이렇게 쥐어 팬 것도 모자라서 방을 빼라니요. 여태껏 개미들이 아주머니께 손해 끼친 거 없잖아요. 앞으로도 조용히 지금처럼 잘 살께요. ?

욕쟁이할멈

 

왐마. 집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디 불안해서 어떻게 산다요. 안 그래도 거시기 시커먼놈 둘이 와서 나가라고 설쳐대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디 이제 더 이상 버틸 이유도 없어졌구만.

총각

집주인한테 나가라뇨. 누가 그런 소리를 해요!

욕쟁이할멈

재개발인가 저그 아래 새로 생긴 아파트로 이사하자고

총각

재개발이요? 그래서 이 집 떠나기로 하신 거예요?

욕쟁이할멈

그려 이제 더 이상 버틸 이유도 없어졌구만. 아랫집 김씨 하는 얘기 들어본께 저그 아파트로 가면 뜨거운 물도 콸콸나고 노인들 모타논데도 있고 하대.

총각

 

할머니. 저 여기 아니면 갈 데 없는 거 아시잖아요. 다른 데는 말도 안 되게 비싸단 말이에요.

욕쟁이할멈

 

니 놈 사정은 알겠지만 어짜스까나. 동네 사람들도 거진 다 떠나고 이제 이 집도 금방 무너지게 생겼으니 좋은 집으로 바꿔준다고 할 때 나도 떠나야제. (체념한듯) 어차피 개미구멍 땜에 무너지나 포크레이로 부수나 그거이 그거제.

총각

 

 

 

무슨 말씀이세요. 할머니도 떠나고 싶지 않으시잖아요. 아저씨 계실 때 벽돌 하나하나 쌓아서 손수 지으신 하나뿐인 집이라 그러셨잖아요. 이 집 할머니한테 할아버지나 마찬가지라고 (사이) 전에 막걸리 드시고 한 시간 동안 같은 얘기 하셨잖아요.

욕쟁이할멈

 

그걸 아는 놈이 구멍을 내? (사이) 하지만 이제 내가 무슨 힘이 있나. 젊은 청년들이 자꾸 오락가락 하는데 이렇게 버티다가는 돈도 못 받고 쫓겨난다고 하데.

침묵, 잠시 사이

총각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요!

욕쟁이할멈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한다. (서서히 암전)

3

 

무대 밝아지자 화사하게 바뀐 무대. 빈 집들과 총각이 사는 집의 담벼락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계단도 듬성듬성함이 자연물인양 예술적 감성을 더하는 디자인으로 채색되어 있다. (빔프로젝트, 프로젝션 맵핑)

계단을 오르며 사진을 찍는 외부인들

여자

오빠 이런 데는 어떻게 알았어? 진짜 멋있다. 바람도 좋고

남자

 

얼마 전에 <산동네 개미화가>라는 블로그를 봤는데 이 동네에 개미가 직접 그린 벽화가 있다고 해서 나도 계속 궁금했거든. 진짠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에이 개미가 어떻게 그림을 그려. 오빠도 참 순진하기는 (웃음) 그래도 여기 정말 좋네. 누가 그렸든 (사이) 나중에 미현이네 데리고 다시 또 오자! 김밥이랑 유부초밥이랑 햄치즈 샌드위치 만들어서.. , 개미들 줄 빵 부스러기도 호호호호호 (웃으며 퇴장)

남자, 여자 계단을 내려가고 재개발 추진위 사람들이 같은 길로 등장

덕수

 

저 사람들 길 잃었나본대. 이런 볼 것 없는 산동네를 (사이) 일부러 으슥한 데를 찾은 건가? 흐흐

진철

(그림 발견) 여기 몇 일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덕수

어쨌든 저 이제 미정이 가방 받으러 갑니다.

진철

알았다고 짜샤. 빨리 들어가서 할망구 지장 받아가지고 나 와.

덕수

형님은 안 가십니까?

진철

 

그럼 내가 가서 도장 받고 내가 미경이 가방까지 사다주면 내가 미경이 남친이지, 너 미경이 싫어?

덕수

. 아닙니다! 저 지금 가요. 들어갑니다.

덕수 철문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욕쟁이할멈과 총각 등장

덕수

으악! 으악! (소리지르며 사방을 뛰어 다닌다)

진철

야야 덕수야 임마! (덕수 눈 뜨고 이제야 상황파악 한다)

욕쟁이할멈

(추진위 사람들을 반기며) 아이고 선생님들 오셨어라. 날도 더운데 오늘 같은 날은 좀 거르시지. 수고가 많고마잉.

진철

 

 

아이고 할머니 처음 뵙겠습니다. 맨날 찾아 올 때마다 뭐가 그렇게 바쁘신지 얼굴 한 번 안 비추시고 말이야. 보자보자 하니까 우리가 보자기로 보이나? 우리 왜 왔는지 잘 아시죠?

욕쟁이할멈

(힘없이 웃으며) . . 그러쇼.

진철

 

 

 

오는 길에 보니 벽이며 계단이며 그림을 좀 그려 놓으셨던데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솜씨가 좋던데요? 그런데 이걸 어쩌나 금방 쓰레기가 되게 생겼으니 (사이) 어젯밤 재개발 추진위원회 회의 결과 이 집을 강제철거 대상으로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욕쟁이할멈

뭐시여? 누구 마음대로 강제철거야! 내가 이렇게 눈 시퍼렇게 뜨고 이 집에 살고 있는디

덕수

그러게 왜 젊은 사람들 하는 일에 똥고집은 부려가지고

욕쟁이할멈

뭐여 이놈아? (덕수를 팬다)

진철

 

 

(말리며) 제 말 아직 안 끝났습니다! (사이) 이삿짐도 싸셔야 하고 마음 정리도 필요하실 것 같아서 아주머니를 위해 제가 하루 시간을 벌어놨다는 거 아닙니까. 저번에 등목 시켜주신 거 은혜도 갚을 겸

덕수

 

오늘 도장 찍으시면 저 아래 아파트 가서 사시는 거고 도장 안 찍으시겠다 하시면 땡전 한 푼 없이 내일 모레 싹 쓸어버린다 이거죠.

총각

 

(덕수의 말을 자르며) 들어오세요. 아랫동네 아파트 얘기 좀 자세히 듣고 싶어요. 들어오셔서 얘기하시죠.

덕수

어라, 말이 통하는 아드님이 계셨구나. 그러게 진작 좋게 좋게 하시자니까.

진철

이제 아랫동네에서 편히 뵐 수 있겠네. 아이고 더워.

덕수

아주머니 여기 물 한잔 주세요.

총각과 욕쟁이할멈, 진철, 덕수가 파란 대문으로 들어간다. 지하방 쇠문 열리는 소리

덕수

뭐 이리 깜깜해. 여기 전기 안 들어와?

콘센트 불 켜지는 소리와 동시에 쇠문 닫힌다.

추진위

사람들

으악 앗 따거, 앗 따거 으아악(계속되는 비명소리)

개미다. 개미, 개미떼다~!

파란 대문을 통해 총각과 욕쟁이할멈이 나오고 반지하층 창문이 열리며 추진위 사람들의 얼굴이 퉁퉁부어 나온다.

덕수

문 열어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주머니 앗 따거

진철

문 열어주면 이사 갈 시간 하루 더 줄게 앗따거 이..이틀 앗 따거

덕수

 

 

저희는 왕부자씨가 시키는 일만 앗 따거 잘못 했어요 앗 따거 앗 따거

제가 앗 따거 제가 아주머니 도울 수 있 앗 따거 도울 수 있어요 정말이에요. 왕부자 그 놈 저희 개처럼 부려먹고 사람 취급도 안 했어요. (운다)

욕쟁이할멈

(총각에게) 이제 그만 풀어줄까?

총각

아직 아니에요.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

덕수

 

 

 

 

앗 따거 형 내가 뭐랬어 왕부자 옆에 있어봤자 개고생 앗 따거!!! 진철형님!

(개미에 물러 정신이 나간/ 갑자기 똑똑해져서/ 신 들린 듯) 위선된 마음과 위장된 태도는 잠시 인간을 속이고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보이지 않는 의식과 에너지의 상호작용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날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진철

 

 

(덕수를 이상하게 바라보다가 뭔가 생각난듯) ..맞아요. 벽화 그려진 거 소문나서 앗 따거 여기 지키자고 사람들이 앗 따거 저희도 인터넷에 뜬 거 보고 확인하러 왔는데 보니까 그냥 없애기 아까운 생각도 들고 앗 따거

덕수

 

 

아무리 많은 재물을 보시하더라도 명예를 얻으려는 사심이 발동한다면 재물의 가치는 추락할 것이요. 왕부자도 금세 이 집의 존재에 대해서는 잊게 될 겁니다.

진철

 

 

..맞아요. 왕부자 그 놈 남들 시선 중요하게 생각하는 놈이라 외지 사람들이 여기 벽화 좋아한다는 소문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살려서 명예를 얻고 싶어 할 거에요. 저희가 도울 수 있어요. 앗 뜨

덕수

(정신 돌아와서) 도와주세요!

'앗 따거' 소리 점점 잦아들고 개미들 바람구멍을 통해 방에서 빠져나온다.

할멈 &

총각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마주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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