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그런데 그곳에 가면 꼭 행복해질 것 같다.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보라고 사람들이 말한다. 나는 조금 떨어져서 내 마음을 들여다 본다. 마음속에 가지 않아야 할 이유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다시 보면, 가야만 할 이유들이다.
내 이유들은 저희들끼리 열렬하게 부딪치고 열렬하게 헤어진다.
다른 한 곳에서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자는 마음이 자란다.
정말이지 두고 보고 싶다, 그런데 그 마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정말이지 가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 마음은 보잘 것 없이 시든다.
결국 가야만 하는구나. 체념한 나는 할 수 없이 간다
사실은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가고야 만다.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왜 꼭 가야할 곳처럼 생긴건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왜 그곳에 가면 행복해질 것 같은지 몇 번씩 가보아도 알 수가 없다.
황경신 < 그림같은세상 >
- 등록일시
200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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