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불길에 무방비로 내맡겨졌던 건조한 영혼 위로
엄청난 언어의 장대비가 쏟아진다.
물은 빈 들판에 남은 열기를 식히고 묵은재를 씻어내어
결국은 대지를 가장 신선한 잉태의 처소로 변화시킨다.
'모든 사랑이야기는 닮아있다'
공무원 임용고시를 준비한다는 필라년 때문에 긴장감을 가졌었다.
주인공의 환경이 갇혀진 도시에서 포기하며 사는 삶이라는
구질구질한 조건으로 선택된 것이라 짜증도 났다.
사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양념에 불과했지만
스스로 존엄성을 떨어뜨리는 짓을 하고 있는거다.
하여간.
사랑의 새싹을 보고 손발이 오그라들고
가슴에 핑크빛이 감돌적도 있었다.
비내리는 사이비 모임에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장면에서는
열대야의 열기로 모임에 있었던척 등짝을 적셔야 했다.
주인공 얘네들은 자꾸 이랬다 저랬다 했고
자기네들이 신이기까지 했다.
사람들은 이 책을 보고 '정열적으로 사랑하라'는
연애지침을 받았다던데,
나는 정리해나가던 중 머리카락과 시계줄을 맞바꾼 얘기로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사랑은 알겠다
머리끈과 시계줄이 소용없었더라도 마음은 확실히 받았겠지
그런데 좀 억울하지 않은가?
왜 이런 억울한 전개를 따라가면서
모든 사랑이야기가 다 닮아있다고 까지 얘기하는건가.
나는 현실적이고 천사스러운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모든 소설이 해피엔딩이면 재미없겠지만 지금 내 기분이 해피엔딩이 아니고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렇다.)
개구리왕자에게 서슴없이 키스할 수 있는 여성이다.
★☆☆
- 등록일시
20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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