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애는 내가 저를 생각하는 것 보다 몇곱으로 나를 생각해 주었다
나는 종종 귀찮아서 그애를 따돌리려 들었고 그애는 어떻게든지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려고 했다
그애하고 나하고 싸우다 어른한테 들키면 나는 요상한 말재주로 모든 잘못을 그애한테로 돌려서 그애만 야단맞게 해도 그애는 얼뜬데가 있어서 변명을 잘 못했다
간교한 꾀로 골탕먹인 적도 많았다
언제나 억울하게 당하기만 하는데도 원망할 줄 모르고 여전히 나를 따랐다 어떤 때는 나를 숭배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나는 숭배자를 거느릴 수 없는 인품이 못됐다
거침없는 구박으로 숭배에 대한 보답을 삼았다
(↑중요한 구절은 아니었지만 이 부분을 읽는 내내 용국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벌거벗은 자가 부끄러워 하지 않을 때는
구경꾼이라도 시선을 돌려야지 어쩌겠는가
- 등록일시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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