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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상자/생각 정리

아홉살 인생

by 두지아 2017. 3. 11.




엄마, 나도 엄마가 없었으면

저녁때 본 그 녀석처럼 지저분해졌겠지?

 
" 난 그 자식한테는 하나도 미안하지 않아! 그런 식으로 엄마를 놀리면 또 때려 줄테야. 하지만 누가 그러는데, 부모 없는 애를 괴롭히면 그 애도 벌을 받아 똑같이 고아가 된대. 난 엄마가 죽는 건 싫어. 엄마가 없으면 나도 땅에서 남이 발로 밟은 걸 주워 먹......... "

(용감한 기사는 이렇게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사내아이가 여자 아이를
위로해 주는 일은 매우 수치스럽고 체면 깎는 일이며,

아이들의 " 얼레리 꼴레리"를 버텨 낼 신통한 재간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ㅡ 산동네에 가면 나더러 보통 아이가 되라 하는 기종이가 있고,

학교에 가면 나더러 특별한 아이가 되라 하는 우림이가 있다.

그 특별함은 모든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달관한

 초인
이 되라는 말과도 같았다.

 
 
 
 
학교에 가지 않았다

우림이가 내 텅 빈 자리를 바라보며 슬퍼하는 광경을 떠올렸다.
이 철딱서니 없는 아이가 내가 죽은 줄 알고
너무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하면 어쩌지? 그러면
나는 그 아이의 시체 앞에 서서 울음을 터뜨리는 수밖에 없으리라.
우림아, 그건 연극이었어! 나는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
그것두 모르고 네가 죽었구나. 아아. 불쌍한 우림이!
ㅡ 이런 상상을 하면서 슬프고 짜릿한 시간을 천천히 맛봤다
.
 
 
 
이별

토굴할매도 골방외계인도 자기들의 별 안드로메다로 돌아갔다.
 
죽음이나 이별이 슬픈 까닭은, 우리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 때문이야. 잘해주든 못해 주든, 한번 떠나 버린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슬픈 거야...

 
 
허영심 많던 우림이와 너무 빨리 어른이 된 검은제비와
베트콩과 떠난 비상한 두뇌플레이의 소유자 기종이..

그들의 소식은 끊겼지만, 모두 살아지기 마련이니까

잘 들 있겠지?

 
 
 
어쨌든, 

 
' 야아도 '

이것은 경제학적, 철학적 의미로 기득권의 선언이며,
소유권의 선포인 셈이다.

" 우리집 야아도 엄마 야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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